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현지인보다 더 현지스럽게” – 멕시코 맥주 브랜드의 미국 히스패닉 타깃 전략

by 설렘(seollem2508) 2025. 8. 6.

“현지인보다 더 현지스럽게” – 멕시코 맥주 브랜드의 미국 히스패닉 타깃 전략
“현지인보다 더 현지스럽게” – 멕시코 맥주 브랜드의 미국 히스패닉 타깃 전략

 

히스패닉이 소비 트렌드를 바꾼다


미국 내 히스패닉 인구는 약 6,30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19%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단순한 이민 커뮤니티를 넘어, 소비의 중심층으로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특히 주류 산업에서 히스패닉 소비자들의 취향은 브랜드 포지셔닝, 제품 개발, 마케팅 전략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런 흐름 속에서 멕시코 맥주 브랜드들은 미국 시장에서 단순한 ‘수입 맥주’ 이상의 존재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오늘은 멕시코 맥주 브랜드의 미국 히스패닉 타깃 전략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Corona, Modelo, Pacifico, Tecate 등 멕시코 출신 맥주 브랜드들은 미국 내에서 판매량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으며, 일부 브랜드는 버드와이저보다 더 많이 팔리는 맥주로 꼽히기도 합니다.

이러한 성공 뒤에는 단순히 “멕시코 제품이니까 히스패닉이 좋아한다”는 낡은 프레임이 아닌, 히스패닉 정체성과 라이프스타일에 깊게 뿌리내린 브랜딩 전략이 있었습니다.
멕시코 브랜드들은 히스패닉 소비자에게 “너희들을 위해 만든 맥주”가 아닌, “너희들의 삶에서 나온 맥주”라는 메시지를 심어주며 ‘진짜 현지성(local authenticity)’을 무기로 삼았습니다.

 

멕시코 맥주의 로컬라이징 전략


① ‘민족의 맛’을 넘어선 ‘세대의 감성’
Corona나 Modelo Especial은 단순히 멕시코의 맛을 재현한 것이 아니라, 2세대 히스패닉 소비자들이 느끼는 정체성 혼합을 이해하고 반영했습니다. 영어와 스페인어를 모두 사용하는 이들은 자신을 “미국인도 멕시코인도 아닌, 그 사이 어딘가”라고 생각하며 자란 세대입니다.

이런 이중 정체성에 맞춰, 광고와 캠페인은 스페인어와 영어를 혼용하고, 비주얼에는 전통적인 멕시코 문화와 현대적인 미국 도시문화가 함께 등장합니다. ‘너의 문화도, 너의 현재도 존중한다’는 메시지는 히스패닉 커뮤니티의 강한 로열티로 이어졌습니다.

 

② 커뮤니티 안으로 들어가는 마케팅
멕시코 맥주 브랜드들은 대형 미디어보다 지역 밀착형 캠페인에 투자했습니다. 예를 들어, LA 동부나 시카고 남부 등 히스패닉 밀집 지역의 스포츠 경기, 지역 푸드 마켓, 라디오 방송국과 협업하며 ‘우리 동네 맥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Modelo는 특히 Cinco de Mayo(5월 5일 멕시코 독립 관련 기념일)나 Día de los Muertos(죽은 자의 날) 같은 문화적 명절을 중심으로 한정판 제품을 출시하며, 히스패닉 커뮤니티의 감정적 연결고리를 강화했습니다.

 

③ ‘맥주 + 문화’ 경험화 전략
Pacifico는 서핑, 음악, 아트 등 멕시코-캘리포니아 라이프스타일의 교차점을 포착한 캠페인을 전개했습니다. 젊은 소비자들이 브랜드를 단지 술이 아니라 자신의 취향을 반영하는 문화 코드로 인식하도록 만든 것입니다.

그들은 서핑 페스티벌, 타코 푸드트럭과의 콜라보, 로컬 아티스트가 디자인한 한정판 캔 등을 통해 ‘멕시코 감성’의 동시대적 해석을 보여줬고, 이는 히스패닉뿐 아니라 백인 Z세대·밀레니얼에게도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습니다.

 

 

‘진짜 현지성’을 판다: 로컬보다 로컬스러운 브랜드 전략


현지보다 더 현지스럽게 – 문화 적응의 진화
멕시코 브랜드들은 단순히 미국 시장에 제품을 ‘수출’한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현지 문화를 멕시코 시각에서 재해석하고 미국 히스패닉 소비자가 자긍심을 느낄 수 있는 방식으로 브랜드를 풀어냈습니다.

Modelo는 한 광고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는 당신의 싸움과 함께 자랐습니다. 우리는 당신의 성공을 기념하는 맥주입니다.”

이 메시지는 ‘당신의 문화’를 대표하는 브랜드라는 인식과 함께, 사회적 상승, 공동체의 노력, 세대 간의 연결이라는 깊은 감정적 레이어를 제공합니다. 이처럼 ‘맥주’ 자체보다는 그 맥주가 갖는 의미를 팔고 있는 셈입니다.

 

히스패닉 소비자는 더 이상 ‘니치’가 아니다
이전까지는 히스패닉을 특수 타깃으로 보고, 별도의 서브 브랜드를 만드는 방식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멕시코 맥주 브랜드들은 오히려 히스패닉 문화를 메인 스트림으로 끌어올리는 전략을 취했습니다.

이제 Cinco de Mayo는 히스패닉만의 명절이 아니라, 미국 전역에서 즐기는 축제이며, 멕시코 음식과 맥주는 ‘이국적인 선택’이 아닌 일상적인 소비가 되었습니다. 이런 흐름 속에서 멕시코 맥주는 현지보다 현지스러운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며, ‘문화적 아이콘’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B급 이미지에서 A급 라이프스타일로의 도약
예전에는 멕시코 맥주가 ‘싸고 독특한 맛’ 정도로 인식되었다면, 지금은 디자인, 품질, 감성 모두를 겸비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자리잡았습니다.

Corona의 광고는 해변과 낙조, 조용한 여유를 강조하며 “일상 속의 작은 낙원”을 상징합니다. 이는 고급스러운 이미지이면서도, 누구나 접근 가능한 감성이라는 점에서 대중성과 프리미엄을 동시에 지닌 모델로 평가받습니다.

 

 

문화는 브랜드의 가장 강력한 무기다


멕시코 맥주 브랜드의 미국 성공은 단순한 제품의 품질이나 가격 때문이 아닙니다.
그들은 문화적 교감, 감정적 공감, 세대적 언어를 이해하고 활용했습니다. 그 결과, 히스패닉 커뮤니티의 깊은 신뢰와 애정을 얻었고, 이제는 미국 전체 시장에서도 ‘쿨하고 트렌디한 맥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 사례는 글로벌 시장을 노리는 로컬 브랜드에게 다음과 같은 교훈을 줍니다:

현지화는 표면적인 번역이 아니라, 정체성에 대한 깊은 이해에서 시작된다.

소비자는 제품보다 스토리, 브랜드보다 의미를 구매한다.

소수 문화의 진정성은 오히려 다수 시장에서 더욱 매력적인 자산이 될 수 있다.